박주은 (38세,여)(가명)

답답한 가슴을 안고 터벅터벅 모퉁이을 돌아서니 자그마한 글씨가 보인다.
"운명이 바뀌는 곳"

그랬다. 나에게 자미원은 운명이 바뀌는 곳이었다.
심장을 꿰뚫는 듯한 깊은 눈매를 가진 자경 원장님은 무어라 많은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지만, 나의 몸뚱아리 너머를 바라보시는 눈빛만으로도 답답한 가슴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한없이 부드러우면서도 대나무처럼 꼿꼿하게 바른 기운줄을 세우시고 나의 삿된 기운을 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깨달음 수련을 통해 내 자신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보고 듣고 판단했던 시야.. 그 너머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셨다. 개인의 성공과 안정 그리고 부귀영화라는 것이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높은 뜻 앞에 얼마나 초라한 것인지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 가슴에 뜨겁게 활활 타오르는 열정과 내 영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 가아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느낄 수도 인정할 수도 없었던 내 영혼의 소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듯이 내 가슴에 떠올랐다. 너무나 강렬한 느낌의 체험이었고, 내 자신의 관념의 벽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내 인생의 새로운 비전을 세웠다.
 
지금도 자미원의 신비롭고도 상서로운 기운이 항상 나를 보호하고 있음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