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칠사(四方七舍) [3]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별자리'에서 발췌]

1. 서방백호(白虎) 

    백호의 모습인 서방칠사는 늦가을에서 초봄까지 볼 수 있는 뚜렷하고 영롱한

    별자리로 되어 있다. 서쪽을 지키는 신령스러운 동물은 흰호랑이인 백호인데,

    고구려 사람은 강서 중(中) 무덤 속 벽에 살아 움직일 듯한 백호를 그렸다.

    수염을 바람에 흩날리며 하늘을 나는 모습이다.

    「천문류초」에는 “규수는 백호를 본떴고, 루수, 위수, 묘수는 새끼호랑이 세마리이다.

    필수는 호랑이를 본떴고, 자수와 삼수는 기린을 본떴는데, 자수가 수컷 기린의 머리가

    되고 삼수는 수컷 기린의 몸이 된다.” 라고 했다.

    어찌 된 일일까? 「천문류초」에 나오는 28수 별자리 설명은 중국 춘추전국 시대

    감덕(甘德)과 석신(石申)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성경(星經)」이란 아주 오래 된

    천문서의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천문류초」의 별자리는 아주 초기 별자리인 셈이다.

    우리 나라 별자리나 중국 별자리나 아주 오래전에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와

    각자 나름대로 발전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오행설에 따르면 서쪽은 쇠(金)요. 가을을 나타내는데, 가을은 여름 내 푸르렀던 

    생명이 죽어 가는 계절이다. 은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갑골문에서는 서쪽을 다스리는

    방위신을 이(夷)라 하였다. 이 글자를 풀어 보면 나무를 묶은 모양이다.

    가을에는 여름내 기른 곡식을 거두어 짚단으로 엮어 둔다는 뜻에서 이(夷)라고

    부른 것이다. 서쪽을 다스리는 신은 소호인데, 다음 이야기가 전해진다.

    소호의 어머니는 하늘 나라 선녀인 황아(皇娥)이다. 황아는 가끔 밤늦도록 베를

    짰는데, 어쩌다 몸이 좀 피곤하면 배를 타고 은하수에 가서 놀았다.

    특히 은하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 서해 끝에 있는 궁상이라는 뽕나무 밑에서

    노닐기를 좋아했다. 궁상은 잎이 단풍처럼 붉고, 커다란 자수정 같은 열매가

    1만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나무다.

    새벽 하늘에는 계명성(啓明星)이 나들이 나와 있었다. 계명성은 은하수 물가로

    내려와 거문고를 뜯으며 놀곤 하였는데, 황아 선녀와 만나서 곧 사랑에 빠졌다.

    둘은 황아가 타고 온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달빛이 흥건한 은하수에서 놀았다.

    달에 박혀 있는 계수나무로 돛을 만들고, 향기로운 풀을 돛 위에 깃발 삼아

    달기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 아들 소호가

    태어 났다. 소호는 나중에 서쪽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