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칠사(四方七舍) [2]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별자리'에서 발췌]

 

 

1. 북방현무(玄武) 

  

    북방칠사를 이루는 별은 대부분 여름과 초가을에 보인다.

    여름철 하면 자연스레 남쪽을 떠올리게 되는데, 여름에 보이는 별자리를 북쪽과

    연관시킨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잠시 하늘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보자.

 

    두꺼운 종이 가운데에 컴퍼스로 동그라미를 그린다.

    그 안에다 북쪽을 바라보았을 때 별자리가 어떻게 보이는지 표시한다.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 정도만 그려도 충분하다.

    그리고 원 안쪽의 네 귀퉁이에 그린 별자리가 자정에 남쪽에서 보이는 계절을 쓴다.

    다음으로 북쪽 하늘을 보았을 때 동·서·남·북을 원 밖의 부분에 표시한다.

    이제 원판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동쪽에 봄철 별자리가 보이고, 남쪽에 겨울철 별자리가 보이며,

    서쪽에 가을철 별자리가 보이고, 북쪽에 여름철 별자리가 보이는 때가 있는지 알아본다.

    그렇게 되는 경우가 하나밖에 없음을 곧 알게 된다. 바로 겨울철 자정 무렵니다.

 

    봄철 별자리를 동방칠사, 여름철 별자리를 북방칠사, 가을철 별자리를 서방칠사,

    겨울철 별자리를 남방칠사 라고 부르게 된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왜 겨울철 자정이었을까?

    옛 사람이 일년의 기준을 동지로 보았기 때문일 터이다.

    새해 첫날 자정에 보이는 별자리를 기준으로 별그림을 그려 놓고 별자리가 보이는

    방향에 따라 사(舍)의 이름을 매겼던 것이다.

 

    북쪽을 지키는 신령스런 동물은 현무나 현명(玄冥)이라 불리는 거북이다.

    서양별자리로는 궁수자리부터 페가수스자리 사이에 들어 있는 별에 해당한다.

    고구려 강서 큰 무덤에 그려진 현무는 거북과 뱀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북쪽을 지키는 현무는 복(伏)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엎드려 숨는다'는 의미다.

    겨울에는 만물이 땅 속에 움츠러든다는 뜻을 나타낸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하늘 나라의 북쪽을 다스리는 임금은 전옥이다.

 

    산해경(山海經)에 전욱의 탄생 이야기가 있다. 

    헌원의 아내는 뇌조(雷祖), 곧 누에고치를 발명했다고 하는 누조(嫘祖)였으며

    창의(昌意)를 낳았다. 그런데 창의는 하늘 나라에서 죄를 지어 인간세상에 있는

    약수(若水)로 귀양 가서 살게 되었다. 그곳에서 아들 한류(韓流)를 낳았는데

    생김새가 매우 기이하였다. 한류는 목이 길고 귀는 아주 작았으며 얼굴은 사람

    같은데 입은 돼지처럼 생겼다. 요자씨(淖子氏)의 딸인 아녀(阿女)를 아내로

    맞아들여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이가 곧 전욱이다.

    아버지인 한류와 매우 닮았다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는 전욱이 헌원의 손자이자, 창의의 아들이라고 하였다.